-
이해하고 나면 잘만든 영화 [사라진 시간] 감상평&결말해석REVIEW/v-movie 2021. 6. 16. 21:20반응형
미스터리 한 연출로 답답함을 남겼던 작품이지만 이해하고 나면 어이없게 잘 만든 영화
넷플릭스에서 영화보기 ▷ 한국영화 [사라진 시간] 리뷰 & 결말 해석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기본 정보
사라진 시간 : Me and Me
2019
미스터리 / 드라마
한국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05분영화 [사라진 시간] 간단 줄거리 ▽
한적한 소도시의 시골마을,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을 지닌 채 지방 근무를 자청한 교사 부부에게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치고, 사건 수사를 담당하게 된 형구는 마을 사람들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단서를 추적한다.
사건 해결에 자신만만하던 형구는 수사과정에서 하루아침에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충격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집도, 가족도, 직업도 내가 알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과연 그는 자신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넷플릭스에 신작영화로 업데이트가 된 [사라진 시간] !!
조진웅 배우님이 주연이길래 망설이지 않고 선택한 영화였습니다.
사실 스릴러 장르인 줄 알고 봤기 때문에 처음 보고 난 후에 느끼는 실망감과 허탈함에 영화를 본 2시간이 사라진 시간인 건가 싶었답니다.
초반부터 복선이 될 것처럼 뿌려놓은 대사나 행동들에 대한 불친절한 전개, 회수하지 않은 개연성, 매력 없는 캐릭터....
정말 처음 보고 난 후에는 그럴듯하게 만들어놓고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을 바보 취급하려는 건가 싶어서 화가 날 지경이었어요.
이성적으로 해석 가능한 스토리를 좋아해서, 결말에는 캐릭터들은 몰라도 관객의 입장에서는 영화 속의 모든 사건을 이해할 수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이 영화는 정말 충격적으로 최악이었다는 느낌이었답니다.
재미없었다 하고 끝나면 좋았을 텐데 영화를 너무 열심히 봐서 그렇게는 납득을 못하겠더라고요.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이해가 갈 때까지 이것저것 찾아보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납득 가능한 스토리 해석을 남겨봅니다.
초반에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부부의 이야기를 30분이나 다뤄놓고 중반 이후로는 아예 형사(조진웅)의 이야기로 바뀌는 부분이었어요.
앞부분 젊은 부부 스토리에 그 정도로 공을 쏟았다면 뭐라도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는데,
분명 존재했던 젊은 부부는 온데간데없고 불타버린 집도 원상복귀, 형사로서의 기억은 선명한데 주변 모든 사람들과 상황은 형사가 아닌 선생님으로 기억돼버린 박형구(조진웅).
젊은 부부는 실제로 존재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은데,
전생처럼 느껴지는 형사로써의 삶에서 유일하게 가져온 쪽지에 적힌 15년간 사용했던 전화번호는 2년 전까지 뜨개질 선생이 사용하던 번호라니...
정말 말이 안 되는 것 투성입니다.
형사에서 선생님으로 바뀌게 되기 전,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마시게 된 술자리와 마을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들, 실제 설치돼있었던 다락방에 가두기 위한 철문 때문에 현실적으로 납득 가능한 상황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어린아이와 공문서까지 전부 위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형사로써의 삶보다는 선생님으로서의 박형구(조진웅)가 더 현실일 거라는데 무게가 실리게 됩니다.
아마도 박형구(조진웅)가 정신질환을 겪고 있어서 환각, 환청, 망상장애 등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가정을 해도 영화 내에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어서 정말 답답했었는데,
정신질환에 관한 내용이고 영화 자체가 관객 위주가 아닌 캐릭터 시점에서 전개가 되는 걸까? 하고 생각해보니 의외로 간단하게 답답함이 해소되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결말까지 캐릭터인 박형구의 시선으로 진행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에 편해져요.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환각, 환청, 망상을 겪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테니까,
초반의 젊은 부부의 이야기도, 형사로써의 이야기도, 자신은 형사인데 왜 선생님 이어야 하는지, 선생님으로서의 기억은 왜 전혀 없는지 등등
이런 부분을 다 환각인데 진실이라고 착각함으로써 일어나는 부분이라고 하면 이해가 됩니다.
정신질환자들을 정상인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대놓고 풀리지 않는 복선을 몇 군데 설정해놓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캐릭터들은 다 존재하지만 박형구(조진웅) 마음대로 해석한 캐릭터들로 보이게 되니 전부 의심스럽고 이상하게 보였던 게 아닐까 싶네요.
명확한 진실을 찾고 싶어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박형구의 모습을 통해 정신질환의 고통에 대해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개인적인 해석일 뿐이고 영화의 실제 의도와는 다를 수도 있지만요.
정신질환자들의 삶에서는 '나는 정상인데 세상이 비정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을 영화를 통해 느끼게 해 준 거라고 생각하니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진영 감독은 관객이 답을 가지고 영화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는데요. 캐릭터를 통해 타인의 시선과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의 괴리를 관객마다 다르게 해석하기를 원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타인이 기억하는 내 모습과 내가 기억하는 내 모습이 완전히 다른 모습일 때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만드네요.
철학적인 아트영화? 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릴러나 오락영화로 생각하고 봤다면 실망만 가득할 수밖에 없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이래저래 많은 것을 생각하고 나니 굉장히 잘 만든 것 같다고 느끼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취향이 아닌 작품이었답니다.
철학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보지 않았을 거예요.
현실에서도 늘 정답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데 영화에서라도 모든 상황을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걸 좋아합니다. ㅎㅎ
오락성 영화나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분들께는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독립영화나 아트영화, 철학적인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반응형'REVIEW > v-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한국영화 [기생충] 솔직후기 :) (0) 2021.06.17 넷플릭스 영화 추천 ▷ 긴장감 넘치는 액션스릴러! [크롤:Crawl] 감상평 (0) 2021.06.17 넷플릭스 한국영화 [류선비의 혼례식] 감상평 (0) 2021.06.06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 추천 ▷ [새콤달콤] 감상평 (0) 2021.06.05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추천 :: [내가 그 소녀들이다] 감상평 (0) 2021.06.05